오늘은 다리는 별로 힘들지 않지만 머리를 조금 써야 하는 날이에요. 약 6시간 걸리는 가벼운 구간이고, 오르내리는 완만한 언덕이 몇 번 있을 뿐 대부분 탁 트인 들판을 걸어요. Estella를 떠나자마자 Irache 수도원을 지나요. 그다음에는 Navarra의 밭과 포도밭이 차례로 스쳐 지나가요.
그늘이 거의 없어서 여름에는 햇볕이 꽤 강하게 느껴져요. 길이 가끔은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 바로 그게 이 길의 매력이에요. 걷다가, 생각에 잠기다가, 문득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돼요. Los Arcos는 어느새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요. 큰 성당이 있는 광장은 여장을 풀고 쉬기에 좋은 곳이에요. 오늘은 시계 말고 느낌을 따라 걸어 보세요. 시간은 상대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