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걷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에요. 고도 차이는 작고 거리도 무리 없이 걸을 만해요. 오늘 하루에 필요한 건 인내심이에요. 처음 몇 킬로미터는 Burgos 시내와 외곽 지역을 지나고, 그다음에야 Meseta가 시작돼요.
풍경이 활짝 열려요. 밭, 넓은 하늘, 나무는 거의 보이지 않아요. 탁 트인 공간을 좋아한다면 근사하지만, 햇볕이 내리쬐거나 바람이 불어오면 조금 고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몸을 가릴 곳은 별로 없지만, 걷다 보면 리듬은 저절로 생겨요. 끝에 가서는 Hornillos del Camino로 내려가요. 길 하나를 따라 길게 늘어선 마을이에요.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은 뒤, 마실 것을 들고 밖에 앉아 보세요. 다른 순례자들이 하나둘 도착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