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아직 가볍지만, 마음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 있어요. Bayonne은 금세 뒤로 멀어지고, 이어서 완만하게 굽이치는 바스크 지방이 시작돼요. 힘든 오르막은 없지만 언덕이 계속 하나씩 더해져요. 그게 은근히 쌓여요.
이날을 힘들게 만드는 건 높이가 아니라 거리예요. 6시간 넘게 걸어야 하고, 배낭도 아직 어깨에 익숙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여유를 갖고 제때 쉬어 가세요. Espelette는 빨간 덧문이 달린 하얀 집들로 알아볼 수 있어요. 철이 되면 고추가 걸려 말라가고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고추의 마을이기 때문이에요. 첫날의 걸음은 여기서 끝나요. 천천히 가세요,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와요.